최근 세계 육상은 ‘의족 스프린터’가 화제다. 주인공은 남아공 출신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0). 장애 육상선수인 그는 16일(한국시간) 세계 정상의 철각들과 기량을 겨뤘다. 2007 브리티시 그랑프리대회(영국 셰필드) 남자 400m 경기에 특별 출전한 것. 폭우 속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끝까지 달려 47초65를 기록했으나 주로를 벗어나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의 ‘피스토리우스’라 불릴 수 있는 ‘철인’ 이준하(32)가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생후 1개월때 무릎 아래 두다리를 절단한뒤 보조기구를 이용해서 걷고 뛰었다. 고교시절 교통사고로 오른쪽 무릎 아래를 잃은 이준하는 절단장애 4급. 일반인과 함께 한쪽 다리 없이 헤엄을 치고. 의족을 차고 자전거에 오르고 달리기를 한다.

피스토리우스의 희망은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아닌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 이준하의 꿈은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 등 철인3종 올림픽코스를 제한시간(3시간30분)에 돌파하는 것이다.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으로 가는 길은 장애를 이기는 것보다 어렵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용수철이나 차바퀴 등 선수에게 이익을 가져오는 기구의 이용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들어 피스토리우스의 꿈을 가로막고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카본 섬유제의 경기용 의족을 붙이고 달린다. 의족이 실제 다리보다 공기저항을 덜 받기 때문에 다른 선수보다 유리하다는 것이 IAAF의 주장이다.

이준하는 지난해 5월부터 일반인과 겨루면서 네차례나 완주했다. 최고 기록은 3시간43분대. 아직은 동호인 수준이다. 오는 22일 경북 울진군 후포면 요트경기장과 주변도로에서 열리는 제7회 문화관광부장관배에서 3시간30분내에 도전한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번 대회에서는 350여명과 함께 달린다.

지금까지 완주는 그에게 의미가 없다. 제한시간을 넘긴 것은 냉정하게 말해 대회가 종료된 뒤 홀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것. 그는 “이 정도도 대단하다고 하지만 아직 진정한 철인이라 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신체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마지막 달리기에서 기록을 단축하는 것이 열쇠다.

가끔씩 ‘미쳤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가 달리는 이유는 단 하나. “언젠가는 결승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피스토리우스와 마찬가지로 그저 달리기 위해 태어났을 뿐이다.

김은희기자 ehk@